한국 시장에서 고전 중인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하고 나서 가장 좋은 점은 역시 미국 TV 시리즈를 우회해서 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한국에 진출하기 이전에는 VPN 소프트웨어를 깔고 넷플릭스에 들어가 영어 자막을 틀어놓고 봤는데 이제는 초기와 다르게 콘텐츠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전 포스팅(‘콘텐츠 지옥 한국’ – 넷플릭스가 성공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에서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서 제법 고전하리라 예측한 바 있다.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게 현재 넷플릭스는 한국 시장에서 고전 중인 것이 사실이다.

<‘House of Card’ – 보고있다보면 어느새 진짜 피곤하다고 느낄 정도로 몰입감이 뛰어나다>

필자가 이전 포스팅에서 “적어도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콘텐츠로 콕 집어 이야기했던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도 들어왔고, 그러면서 주변에서 하나둘 관심을 보이고 구독하는 것을 보니 줏대 있게 콘텐츠에 집중하면서 사용자를 넓혀가는 것이 기분이 좋다. 오해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필자는 전혀 넷플릭스와 전혀 업무적 혹은 금전적으로 관련이 없음을 굳이 밝히면서, 다만 성공을 바라는 이유는 ‘콘텐츠 지옥’인 한국에 하나의 시사점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콘텐츠 순환 고리의 활성화

5,000원이 넘는 커피를 아무렇지도 않게 사 먹으면서 0.99불짜리 앱은 절대 사지 않는 한국에서 콘텐츠로 성공을 거두기는 참 어려운 일이다. 주변에 살펴보면 콘텐츠 자체만으로 수익을 버는 곳은 거의 없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은 미디어를 통한 광고비를 통해 수익을 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든지 상관없이 언젠가 우리는 모두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설사 퇴직 후 치킨집을 차린다고 해도 콘텐츠는 만들어야 한다) 콘텐츠의 생산과 소비의 순환구조를 활성화 시키고,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치 있는 콘텐츠에 돈을 지불해보는 경험을 해야한다. 결국 이것이 쌓여서 본인들이 만든 콘텐츠에도 사람들이 지불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영화가 취미? 영화관이 취미?

신입 사원이 들어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취미가 영화라고 하길래 관련돼서 몇 마디 나누게 되었다. 그러던 중 참 흥미롭게 느낀 점은 잘 들어보면 영화가 취미가 아니라 영화관을 가는 것이 취미인 것 같았다. 하긴 우리나라 사람 중에 영화가 취미가 아닌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생각하긴 하지만 개봉한 영화는 그렇게 열심히 영화관에서 보면서 국내 개봉하지 못한 영화는 돈을 내고 보기 아까워서 불법 경로로 올라올 때까지 기다린다고 한다.

인사팀은 아니니까 자기소개서에 뭐라고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정확하게 작성하려면 취미란에 ‘영화’가 아니라 ‘영화관’이라고 적어야 하지 않을까.

“가격을 매기기 어렵다고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현재 대기업을 다니고 있기에 지금의 상황이 더욱 썩 맘에 들지 않는다. 빨리 나가서 스스로의 일을 시작하고 싶은데, 어찌나 사람들이 이렇게 콘텐츠에 돈을 쓰는 것을 아까워하는지… 도저히 지금 퇴사할 수가 없다.

가격을 매기기 어렵다고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콘텐츠는 지나치게 평가 절하되어 있다. 아니면 다들 너무 똑똑해서 콘텐츠의 한계 비용이 ‘0’인데 돈을 지불하라는 것에 일종의 분노 같은 것을 느끼는 것일까? (한계 비용이 ‘0’인 콘텐츠는 그 가격이 ‘0’에 수렴해야 한다는 크리스 앤더슨의 견해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관련된 이전 포스팅을 참고 하기 바란다.)

사실 넷플릭스가 정식으로 한국에 서비스하면서 필자는 책 읽는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좀 불만이긴 하다. 그래서 자기 합리화를 위해서 책을 읽고 간략한 소감을 정리하듯이 넷플릭스를 통해 본 콘텐츠에 대해 짧은 포스팅을 이어가 보려고 한다. 영화나 드라마는 경험재(experience goods)이기 때문에 다 보지 않고서는 그 가치를 알 수 없다. 필자의 짧은 소개와 소감이 좋은 콘텐츠를 골라 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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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