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martphone is a mobile phone built on a mobile operating system, with more advanced computing capability and connectivity than a feature phone.
– WIKIPEDIA

PDA (Personal Digital Assistant)로 출발한 스마트폰은 PMP (Portable Media Player), Compact Digital Camera, Pocket Video Camera 등 주변기기의 기능을 흡수해왔다. 현재는 Wi-fi와 GPS의 기능을 활용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사용될 수 있다는 편이 더 맞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위와 같은 ‘기술적 정의’는 스마트폰의 빠른 기능적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적합하지도 정확하지도 않다. 스마트폰과 Feature Phone을 구분짓는 것은 음악과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고, Wi-fi와 GPS의 기능을 갖추게 되었다는 점이 아니다. 기술 그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의 기능을 제조사가 아니라 사용자가 결정한다는 점이다. 사용자가 사용하지 않는 기능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결국 제조사는 이러한 스마트폰의 특성 때문에 Capability의 싸움을 하게 되고 그것을 넓혀가는 방향으로 경쟁을 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관련된 정의는 각자 다르게 내리지만 우리가 스마트폰이라는 단어에 떠올리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는 이미 스마트폰이라는 제품에 대한 경험적 consensus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험적 정의는 사람마다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스마트폰에 관한 경험적 consensus

1. User Customizing – 제조사가 아니라 사용자가 하는 Customizing

“나는 아이폰을 서브 카메라로 활용하고 있다. 뛰어난 화질과 선명한 화면을 이용해 사진을 찍고 SNS를 이용해 친구와 공유하고. 아이폰은 내게 항사아 함께하는 작은 카메라다. 반면 내 친구는 아이폰의 그래픽 성능과 많은 게임 컨텐츠를 이용해 게임을 한다. Real Racing과 같은 뛰어난 그래픽의 자이로 센서를 이용한 게임을 어디에서든 즐길 수 있다. 내 친구에게 아이폰은 작은 게임머신이다.”

2. 큰 스크린을 활용한 터치 UI – 가장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조작하는데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입력소스는 필요에 따라 화면에 바뀌어 나타나고 단지 입력하고 싶은, 조작하고 싶은 곳을 누르면 된다.

위와 같이 한 제품에 대해 경험적 정의를 내릴 수 있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그 제품이 혁신 카테고리에 더 이상 속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혁신의 확산 단계상에서도 이미 우리나라는 스마트폰 보급률 58%를 기록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보급률을 보이며 이미 후기 시장으로 접어들었다.

스마트폰은 더이상 혁신의 단어가 아니다. 가장 일반적인 제품이 되었다. 스마트폰이라고 했을때 전국민이 떠오르는 모양새가 별반 다르지 않은 지금 스마트폰은 세탁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출시주기는 확실히 짧다) 세탁기 신제품에 혁신을 기대하지 않듯이 스마트폰에 혁신을 기대하는 것은 이미 무리다. 아이폰 이후 사실 혁신은 단 한번도 없었다. 모방과 개선만 있었을 뿐. 앞서 살펴본 경험적 정의를 파괴할만한 제품이 나오지 않는 이상 스마트폰에 혁신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제자리 달리기?

비슷한 의미로 제자리 걸음이라고 더 많이 쓰는데, 달리기라고 제목에 쓴 이유는 걸음보다 더 빠르게 의미없는 체력을 소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어느 국가보다 핸드폰 시장에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고 있다. 사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매번 마케팅 싸움이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때마다 원점에서 시작한다는 점. 이번이 회사의 마지막 제품인것 처럼 총알을 쏟아부어 싸우고, 다시 다음 제품으로 똑같이 싸우고. 근본적 경쟁이 아닌 신제품 출시 주기, 즉 눈치싸움을 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직접적으로 아이폰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애플은 기본적으로 디바이스 공급을 통해서 컨텐츠 수익을 올리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iOS의 경우, MacOS의 경우는 다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이라는 물리적 기기를 비교해 보더라도 상당부분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주변기기 시장의 활성화 측면이다. 아이폰, 그보다 훨씬 먼저 아이팟부터 iDevice는 모두 32핀 공통 젠더를 사용해 왔다. 최근 8핀으로 교체되기까지 무려 9년을 같은 단자를 이용해서 모든 iDevice기기를 활용할 수 있었다. 단순히 충전단자로 활용한 것이 아니라 음악 및 영상 등 데이터 입출력이 가능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주변기기 시장이 파생되었다. 대표적으로 질좋은 음악 감상을 위해 유명 스피커 제조업체인 B&O, B&W, Bose등이 아이폰 Dock을 내장한 스피커를 내놓았고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그러면서 pc-fi, mac-fi 시장을 있는 portable-fi 시장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주변기기에 대한 지출은 입력 소스인 아이폰에 대한 Lock-in 효과를 만들어 냈고, 주변기기의 만족도가 아이폰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즉 아이폰은 철저히 적분의 싸움을 하고 있었다. 국내 제조업체들이 미분의 경쟁을 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그리고 큰 차이점은 바로 제품 출시주기에 대한 기대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조금만 아이폰에 관심이 있으면 제품 출시주기가 1년임을 알 수 있다. 몇 달의 차이는 있지만 애플은 지금까지 1년이라는 제품 출시주기를 어긴적이 없다. 즉 사용자는 아이폰의 다음 모델이 언제 나올지 ‘기대’하고 있다. 일견으로 새로운 모델이 나오기 전 판매량이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반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판매량이 줄어든다는 의미는 그만큼 다음 모델을 ‘기다리고’ 있다는 반증이고 이는 다음 모델의 판매로 이어지게 된다. 반면 국내 제조업체는 제품 출시주기가 매우 짧을 뿐 아니라, 그 짧은 시기에 대한 기대도 형성되어 있지 않다.

새로운 제품이 자주 나오는것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문제는 새로운 제품이 전혀 ‘새롭지’ 않다는 것이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의 첫 출시부터 철저히 인텔의 Tick-Tock 제품 개발 전략을 취하고 있다. 간단히, 인텔은 1년을 주기로 첫해는 Tick에 해당하는 공정의 변화를, 그리고 그 다음해에는 Tock에 해당하는 아키텍쳐의 변화를 꾀함으로써 개발비 절감은 물론, 제품의 잦은 업데이트로 인한 비용을 크게 감소시키면서도 시장의 기대감을 통해서 매출 증진을 할 수 있었다. 애플의 경우도 1년은 디자인의 변화를 동반한 풀체인지업을, 그리고 그 다음해에는 기존 모델에 s를 붙여 내부 프로세서의 변경을 통한 새 모델을 소개해왔다.

국내 제조업체가 당장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은 아니다. 이미 고착화된 스마트폰 경쟁 구도를 깨는 이런 변화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불가능하다 보는 것이 맞다) 하지만 절망할 필요는 없다. 스마트폰은 이제 큰 변화를 앞두고 있는 시장이다. 각 회사에서 스마트폰 부서가 아니라 모바일 사업부서라고 부르는 이유는 비단 스마트폰만을 위한 부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각 회사가 다음 세대의 혁신에 가져갈 것은 지겨운 싸움을 통해 얻은 회사의 이미지, 브랜드 파워밖에 없다. (지금의 스마트폰에 해당하는 기술에 얶메이지 않아야한다) 스마트폰이라고 부를지 아니면 명명을 다르게 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이미 다음 변화를 위한 투자가 상당부분 있었어야 할 것이다. 그 연구의 주체는 기술 중심의 공대생이 모여 있는 하얀 방이 아니라 인류학, 미래학, 인문학 등 다양한 영역의 조화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기술은 사람을 따라오는 것이지 앞장서서 가는 기술은 연구실에만 의미있을 뿐이다.

지금 스마트폰 시장에 국내 업체는 사실 이미 늦었다. 삼성이 갤럭시3 출시 후 초과이익분배금이라는 인사정책으로 성과급 잔치를 별였지만 내부에서는 축하만 하고 있을 분위기는 아니었을 것이다. (가격-원가) X 판매대수의 크기가 승리를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다음의 승리를 위한 교훈으로 삼자. 적당한 수익도 남기고 교훈을 얻었으니 크게 슬퍼할 일만은 아닌것이다. (노키아의 비싼 교훈을 잊지 말자)

Posted by 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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