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시계는없다. 대신 당신은 새로 끓인 커피향을 맡고, 자동으로 커튼이 열리면서 방안으로 쏟아지는햇볕을 쬐고, 최첨단 침대가 제공하는 부드러운 등 마사지를 받으며 잠에서 깰 것이다. 매트리스 안에는 수면 리듬을 감시하면서 수면주기를 방해하지 않고 당신을 깨울 시점을 정확히 판단하는 특별 센서가 내장되어 있어, 보다 상쾌한기분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아파트는 전자 오케스트라가 되고 당신은 지휘자가 된다. 간단한 손목의 움직임과 구두 지시만으로 당신은 온도, 습도, 음악, 조명을 조종 할수있다. 오늘 중요한 회의가 있다는 것을 달력이 알려주자, 자동화된 옷장에서 깨끗한 양복이 나온다. 그동안 당신은 반투명 화면을 통해 그날의 뉴스를 훑어볼 수 있다. 아침식사를 하러 부엌으로 향하면, 당신이 복도를 따라 걷는 움직임을 감지하면서, 반투명 뉴스디스플레이가 눈 앞에서 투사되는 홀로그램 형식으로 당신을 따라 움직인다. 당신은 습도를 통제하는 오븐에서 완벽하게 요리된 신선한 페이스트리를 커피에 곁들여 먹으면서, 눈앞에 투사된 홀로그래픽 태블릿PC로 이메일을 읽는다. 중앙컴퓨터 시스템은 오늘 당신의 가사 로봇이 해야 할 일의 목록을 제시한다. 당신이 승인한 일들이다. 로봇은 다음주 수요일이면 커피가 떨어질테니 현재 온라인에서 세일 중인, 대형 포장용기에 담긴 커피를 사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한다. 당신이 마음에 안들어 하자, 친구들이 즐기는다른 커피들에 대한 최근의 몇 가지 평가를 전달해준다.

어떤 커피를 살지 고민하는 한편, 당신은 국외에 있는 중요한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오늘 오후에 할 프레젠테이션에 필요한 내용을 정리한다. 사생활 및 직장생활에서 얻은 모든 데이터는 사실상 무한대의 저장 능력을 가진 원격 디지털 저장시스템인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클라우드는 다양한 기기를 통해 접근 가능하다. 당신은 종류는 달라도 번갈아 쓸 수 있는 몇 가지 디지털 기기를 갖고 있다. 하나는 태블릿PC 크기의 기기이고, 다른 하나는 회중시계 크기의 기기다. 변형 가능 기기나 착용 가능 기기가 있을지도 모른다. 모든 기기가 가볍고, 믿기 어려울만큼 처리속도도 빠르다. 이것들은 오늘날 구할수 있는 그 어떤기기보다 강력한 프로세서를 사용한다.

당신은 오늘 프레젠테이션에서 고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줄 것이라 확신하며, 다시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회의가 가상-현실 인터페이스에서 진행되어왔기 때문에, 당신은 개인적으로 고객을 한번도 만나 본 적이 없다. 하지만 그들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느낀다. 당신은 고객의 동선과 말을 정확히 포착해내는 홀로그래픽 ‘아바타’와 상호작용한다. 자동 언어번역 프로그램이 당신과 고객이 하는 말을 실시간으로 거의 완벽하게 번역해주기 때문에 당신은 그들의 요구사항을 잘 이해한다. 이처럼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가상 상호작용은 서류와 다른 프로젝트들을 편집하고 통합하는 능력만큼이나 당신과 고객들 사이의 실제 거리를 무시해도 좋을만큼 가깝게 느끼도록 만든다.

부엌을 돌아다니다가 발가락이 캐비닛 모서리에 강하게 부딪쳤다. 고통을 느낀 당신은 모바일 기기에 설치된 진단 애플리케이션을 켠다. 기기 안에는 엑스레이처럼 당신 몸을 스캔할 수 있는 파장 1밀리미터 이하의 저준위 방사선을 이용한 소형 마이크로 칩이 내장되어 있다. 신속한 스캔 결과, 발가락은 골절되지 않고 멍만 들었다는 것이 확인된다. 당신은 인근 병원에서 다시 진단을 받아보라는 기기의 제안을 거절한다.

이제 출근할때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없다. 물론 직장까지의 출근은 무인 자동차를 이용한다. 당신의 자동차는 일정을 파악하여 매일 아침 당신이 사무실에 몇 시까지 도착해야 하는지 계산한다. 또한 교통 데이터를 감안하여 집에서 출발하는 시간을 설정하고, 그로부터 1시간 전에는 손목시계로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당신은 원하는 만큼 생산적으로 편안하게 출근할수 있다.
– 새로운 디지털 시대 中

인터넷이라는 세계를 지도로 그리면 구글이라는 나라는 얼만큼 큰 영토를 차지하고 있을까. 그런 큰 영토의 나라를 만든 에릭 슈미트가 쓴 첫 책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2시간을 투자해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위의 글은 본 책에 나오는 ‘미래의 어느날 아침’이라는 챕터의 일부분이다. 한편으로는 재미있고, 또 한편으로는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에 발췌해봤다.

먼저 재미있다. 사실상 책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예측은 이 부분이 유일한데, 이런 부분을 이렇게 진지하지 않게 쓸 수 있는 것이 재밌고, 언급한 내용들도 완전히 낮설지 않은, 배경 지식에 상관없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이야기여서 흥미롭다.

반면, 그래서 아쉽기도 하다. 미래에서 온 것이 분명하다고 불리는 사람중의 한명인데 그 사람이 말하는 미래가 내가 생각하고, 내 옆의 사람도 생각할 수 있는 그 정도의 미래라니. 맞고 안 맞고를 떠나서 진짜 에릭 슈미트가 미래에서 왔다면 상당히 가까운 미래에서 온 것이 확실하다.

삼성, 엘지는 지금 대학생들을 데리고 공모전을 해서는 안된다. 당장 스케치북을 잔뜩 사들고 초등학생에게 그들의 상상하는 미래를 그려보라고 하는 것이 맞다. 초등학교 때 손에 들고 다니는 컴퓨터를 상상했던 지금의 대학생은 이미 상상력을 잃은지 오래다. 대학생의 떨어지는 전문성의 결과물을 상상력으로 오해해선 안된다.

Imagination is more important than knowledge.
– Albert Einstein

Posted by 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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