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ad Pro 출시를 기다려온 사람으로서 국내 출시 이전부터 사용하기 시작해 벌써 두 달 가까이 사용해 오고 있다. 재밌는 것은 여전히 iPad Pro는 유독 기기 그 자체보다는 생산성 여부에 논쟁이 끊이질 않는다는 것이다. 애플빠에 가까운 성향을 지닌 필자가 객관적으로 iPad Pro의 사용성을 논하기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인 것 같고, 개인적인 사용 성향에 맞춰 느낀 바에 대해서 간략히 쓰고자 한다. 먼저 아이패드 프로 출시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여 본인이 느끼는 생산성에 대해 설명하고, 아울러 자주 비교 대상으로 오르내리는 뉴맥북과는 또 어떻게 다른 의미를 갖는지 언급하고자 한다.

iPad Pro = 아이패드 + 프로(풀사이즈 키보드 커버, 애플펜슬)

필자는 아이패드를 1세대부터 시작해 한번도 손에 없었던 적은 없었다. 가볍고 빠르면서, 스마트폰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간단한 문서 작업까지 가능한 이 기기는 적어도 내 생활의 질을 한 단계는 상승시켰다 믿는다. 게다가 적어도 필자에겐 집 밖에서 해야할 작업의 수준이 그렇게 대단치가 않다. 굳이 리스팅을 해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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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 소비에 얼마나 아이패드가 유용한지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고, 그나마 하는 아주 소소한 생산적인 일이라고 해봐야 리포트나 구글링을 통해 얻은 자료를 정리해 적는 소소한 생각들. 이메일 작성/일정 관리 등 스마트폰에서도 가능하지만 조금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작업들. 딱 이정도인 것 같다. 사진/영상 편집과 같이 높은 사양이 필요한 작업은 굳이 내가 집 밖에서 해야할 필요도, 하고 싶지도 않다.

IPAD+KEYBOARD

키보드 사용이 많아 따로 애플 블루투스 키보드를 들고 다녀야 했다.

그런 내게 아이패드 프로는 참 반가운 기기다. 사용 습관으로 봤을때 키보드의 존재는 반드시 필요했고, 그만큼 사용 시간이 길기에 풀 사이즈 키보드가 아니면 오히려 키보드 자체가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당시에는 애플 무선 키보드에 오리가미 키보드 케이스를 사용했었다. 사실 이렇게 되면 지금 아이패드 프로보다 훨씬 부피도 크고 무겁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이패드가 주는 간편한 사용성과 풀사이즈 키보드의 편한 타이핑을 포기하기 어려웠다.

파우치에 아이패드 프로 하나만 넣고 다니면 거의 모든 작업이 언제 어디서든 가능하다.

파우치에 아이패드 프로 하나만 넣고 다니면 거의 모든 작업이 언제 어디서든 가능하다.

지금은 아이패드 프로와 함께 스마트 키보드 커버, 실리콘 백커퍼, 애플 펜슬을 모두 같이 사용 중이다. 기기를 소중히 아끼면서 쓰는 스타일이 못되기 때문에 최소한의 보호장치는 해놓고 막쓰는 편이 편해 백커버까지 구입하게 되었다. 지금 내게는 그 어떤 아이패드보다 완벽하고 편한 사용성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것은 동시에 내게 (대단치 않은 일이지만) 생산성의 향상을 가져다준다. 함께 사용하고 있는 작은 파우치 하나면 실제로 거의 모든 작업을 언제 어디서든 시작할 수 있다.

비슷한 가격의 뉴맥북이 더 낫지 않나?

맥을 쓰지 않는 사람이 내게 아이패드 프로를 살지, 뉴맥북을 살지 물어본다면 나는 백이면 백, 뉴맥북을 추천할 것이다. 아이러니 하지만 애플의 최대 강점은 MacOS에 시작하는 생태계이며, iOS는 단순히 거기에 종속되어 있는 기기일 뿐이다. 솔직히 iOS 기기는 개별 디바이스로서는 큰 매력이 없다.(개별 디바이스로는 오히려 확장성이 뛰어난 안드로이드가 더 매력적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기존에 맥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반대로 백이면 백, 아이패드 프로를 추천한다. 설사 iMac 혹은 Mac Pro를 사용하면서 포터블 맥이 필요해 뉴맥북을 고민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난 아이패드 프로를 추천할 것이다. 12인치 화면에서 도대체 무엇을 할 생각인지 먼저 묻고 싶다. 화면 분할을 통해 두 화면을 보는 것으로 이미 충분하고, 또 뉴맥북이라고 세가지 화면을 동시에 놓고 작업하는 것은 화면 크기상 불가능하다.(두 기기를 작정하고 잠깐 함께 사용했지만, 사실 뉴맥북은 크기와 무게, 그리고 두께 때문에 키감과 멀티 터치패드 등의 강점을 많이 잃었다. 기기 자체로서도 큰 매력이 없다)

해외 촬영 시 현장에서 바로 이미지 편집이 필요해 한 동안 두 기기를 함께 사용했지만, 아이패드 프로로 할 수 없는 것은 뉴맥북으로도 할 수 없다.

또한 맥은 두개의 MacOS를 시스템 적으로 깔끔하게 지원하고 있지 않다. 아이튠즈도 그렇고, 작업의 연결성도 MacOS와 iOS는 매끄럽게 이어주지만 유달리 MacOS간에는 그렇지 못하다. 별도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거나, 개별 문서 별로 관리가 필요해진다. 언제든 들고 나가서 작업할 수 없게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지 않는다면 굳이 포터블 맥이 더 필요한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밖에서 작업을 하기 위해 별도의 또 다른 작업이 필요해지는 것은 기대하는 바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사실 LTE 사요이 가능하다는 것이 적어도 필자에게는 비교할 수 없는 사용성의 큰 차이를 가져다 준다.

아이패드 프로의 생산성 논쟁

필자에게 확실히 아이패드 프로는 그 어떤 기기보다 생산적이다. 하지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그렇냐고 물어보면 절대 아니다. 컨텐츠 소비에는 조금 더 작고 가벼운 아이패드 에어가 더 적합하고, 아이폰을 처음으로 제대로 쓰기 위해 같이 쓸 맥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뉴맥북이 더 적합하다. 아이패드 프로는 모든 사람을 위한 기기가 아니다. 여지껏 아이패드 프로의 필요성을 못느꼈다면 다른 사람의 사용기를 보면서 끄덕거리면서 살만한 기기는 절대 아니다.

태블릿이라는 디바이스가 나온지 벌써 많은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각기 필요에 맞는 태블릿을 정해서 쓸 줄 알아야 한다. 아이패드1이 나왔을 때 처럼 더 이상 세상에 없던 신기한 기기가 아니다. 아직 필요성을 못 느껴 안 샀다면 그냥 안사는 것이 맞다. 그리고 이것은 누가 맞고 틀린 문제가 아니라 그냥 필요하고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 뿐이다.

Posted by JW

2 Comments

  1. 지나가다 2016-02-15 at 09:10

    생산성 논쟁이 이렇게까지 불 붙은 건 팀쿡의 발언 때문이죠 뭐. 부수적으로 서피스 프로를 능가하는 비싼 가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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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댓글 감사합니다. 마케팅 이슈를 만드는데 성공했지만, 각양각색의 사용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단정지어 말한 것은 문제가 있죠. 관련해서 businessinsider의 “Why you should stop asking if a tablet can replace your laptop — and what to ask instead”를 읽어보시면 아이패드 프로의 잠재적 구매자들이 생각해야할 것은 팀쿡의 주장이 아니라 스스로의 사용성에 대한 질문이라는 글인데 읽어보시면 공감하는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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