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 창업자인 Peter Thiel 의 ‘Zero to One’을 읽다가 평소에 가졌던 생각을 대신 잘 정리해 준 것 같은 부분이 있어 글의 일부와 생각을 소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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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점은 진보의 원동력이다. 수년간 혹은 수십 년간 독점 이윤을 누릴 수 있다는 희망은 혁신을 위한 강력한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독점기업은 혁신을 계속 지속할 수 있게 되는데, 왜냐하면 독점 이윤 덕분에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고, 경쟁 기업들은 꿈도 꾸지 못할 야심찬 연구 프로젝트에도 돈을 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제학자들은 왜 그토록 경쟁에 집착하며, 경쟁을 이상적인 상태라고 말하는 것일까? 이것은 전적으로 역사의 유물이다. 경제학자들은 19세기 물리학자들의 업적에서 수학을 베껴왔다. 경제학자들은 개인과 기업을 공한 창조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교환 가능한 원자로 여긴다. 경제 이론들이 완전 경쟁의 균형 상태를 자꾸 설명하는 이유는, 완전경쟁이 최선의 사업 형태라서가 아니라 모형화하기 쉬운 형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9세기 물리학이 예측한 장기적 균형이란, 우주의 열역학적 죽음이라고도 알려진, 모든 에너지가 균등하게 분배되고 모든 것이 멈춰 선 상태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는 우리가 열역학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와는 무관하게 아주 강력한 은유가 된다. 비즈니스에서 균형이란 정체를 뜻하고, 정체는 곧 죽음이다. 어느 산업이 경쟁적으로 균형 상태에 도달했다면, 그 산업에 속한 어느 기업이 사라진다고 해도 세상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다. 구분되지 않는 또 다른 경쟁자가 그 기업의 자리를 대신할 테니 말이다.

 완벽한 균형이란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빈 공간을 뜻할지도 모른다. 혹은 수많은 기업들이 갖고 있는 특징과도 같을지 모른다. 하지만 모든 새로운 창조는 균형과는 아주 거리가 먼 상태에서 만들어진다. 경제 이론을 벗어나 실제 세계에 나가보면, 모든 기업은 남들이 할 수 없는 것을 해내는 만큼, 딱 그만큼만 성공할 수 있다. 따라서 독점은 병적 현상이나 예외적 현상이 아니다. ‘독점은 모든 성공적 기업의 현 상태다.’


Peter Thiel 은 이상적 시장이라고 여기는 완전 경쟁 모형이 물리학에서 시작된 균형의 개념이 경제학자들과 만나 시장을 모형화하는데 사용하면서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자라잡았다고 말한다. 시장은 안정을 추구하고, 안정이라는 것은 완전 경쟁이라는 경제학적 전제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결국 경쟁은 안정을 위한 과정이다. 먼저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이 ‘안정’이 맞는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

안정한 상태에서는 ‘창조’를 기대할 수 없다. 시장의 미래가치가 예상되고, 그 예상된 가치가 또한 전부 현재에 반영되어 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혁신에서 시작된다. ‘안정’은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에서 시작된 변화의 종착점일 뿐이다. 변화에 따르는 필연적인 결과를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지향점이라고 오해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안정한 현재 상태의 파괴에 있다. 그렇다면 ‘경쟁’은 필요한 과정인가?

‘안정’이 지향점이 아닌 이상 경쟁도 무의미하다. 경쟁은 시장의 크기를 정하고, 그 시장은 안정적으로 나눠가지기 위한 과정이다. 하지만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안정’ 그 자체가 아니라 ‘창조’에 있다고 한다면 더 이상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에 모든 것을 걸 필요가 없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것인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함인가.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Posted by 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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