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처럼 클래식 콩쿨에도 아래의 대표적인 3대 콩쿨이 존재 한다.

  • Chopin Piano Competition (Poland)
  • Queen Elizabeth Music Competition (Belgium)
  • Tchaikovsky Competition (Russia)

Chopin Piano Competition ?

이 중에서도, Chopin Competition이 가장 역사가 깊고 권위가 있는 대회로 꼽히고 있다. 1927년 겨울 처음 시작하여 5년마다 열리는 가장 오래된 역사와 명성을 자랑하는 International competition으로 올해 17회를 맞이했다. 클래식 음악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알고 있는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15회 쇼팽 콩쿨에서 형과 함께 공동 3위를 하면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자리 잡았으며, 그 외에도 임동혁이 어렸을때 부터 정신적 멘토로 삼았던 피아니스트 블라드미르 아쉬케나지 등 클래식 계에 큰 영향력을 가진 피아니스트를 다수 배출해냈다.

대회 진행에 대해 조금 더 소개하자면, 쇼팽 콩쿨은 총 4라운드(stage)로 진행되며, 전 라운드는 대중에게 공개되어 있다. 예선(preliminary) 라운드에 초대된 수백명의 참가자들 중 약 80명이 main competition stage 1에 진출하며, stage 3까지 세번의 연주를 통과한 finalist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본 오케스트라와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으로 협연하게 된다.(이때 단 한번의 리허설이 주어진다) Final stage까지 총 4번의 연주를 하는 동안 참가자들은 얼마나 쇼팽답게, 하지만 자기만의 색깔로 해석하고 표현하는지를 평가받게 된다.

즉, 쇼팽 국제 콩쿨은 전 세계 각 국가의 최고 연주자들만이 참가하는 프로들을 위한 ‘무대’이면서 동시에 ‘대회’인 것이다. 모든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소치 동계 올림픽을 생각해보자. 당사자인 김연아 선수야 말할 것도 없지만 우리 모두가 화를 억누를 수 없었던 이유는 금메달을 차지한 올림픽 개최국 러시아 선수가 기술적, 예술적으로 김연아 선수보다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예술이 관련된 International competition에서는 텃세가 매우 심하다. 앞서 언급한 ‘클래식계의 아이돌’, 그리고 지금은 ‘젊은 거장’으로 불리우는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경우도 3대 콩쿨 중 하나인 Queen Elizabeth Music Competition에서 3위를 했지만 순위를 인정할 수 없어 수상을 거부한 적이 있다.(물론 여론도 이 당시 2위를 차지한 피아니스트에 대해 하나같이 쓴소리를 했다) 그 전통과 명성이 대단한 무대일 수록 예술계의 텃세는 심하기 마련이다. 이런 곳에서 조성진이 우승을 했다는 것은, 단순히 ‘콩쿨에서 1위를 했다’는 글로써는 그 대단함을 전하기 어렵다.

Pianist 조성진

조성진이 2014년 Arthur Rubinstein 콩쿨에서 연주한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B-flat minor를 들어보자.

전통적인 러시아 음악의 특성을 따르면서 차이코프스키 특유의 폭발적이고 colorful한 오케스트라가 특징이며, 특히 피아노 첫 도입 부분이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theme이다. 개인적으로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러시아의 전통적인 색깔과 자신만의 해석 사이에서 훌륭한 밸런스를 보여줄 수 있는 뛰어난 피아니스트라고 느끼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이런 그의 테크닉에 대해 외신들이 ‘분명하고 거침없으며 깨끗하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특히 2011년 Tchaikovsky Competition의 연주에 대해서 New York Concert Review는 당시 17세로 최연소 참가자인 조성진에게
‘His playing was uniformly clean and unfazed by any technical challenge no matter how difficult…’라는 찬사를 보냈다.

조금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2009년에는 하마마츠 콩쿨에서 베토벤의 ‘열정소나타’로 최연소 우승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열정 소나타’보다 같은 대회에서 연주한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 D minor(K.466)모짜르트의 스타일이 조성진이라는 어린 피아니스트의 해석을 통해 정말 아름답게 표현되었다고 생각한다.

모짜르트라는 작곡가는 피아니스트에게 특별한 존재이면서도 참 어려운 숙제인 것 같다. 오스트리아의 피아니스트 Artur Schnabel모짜르트‘too easy for children, too difficult for adults’라고 말했으며, 피아니스트 Andras Schiff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모짜르트의 곡은 나이가 지긋이 들어 어린 아이같은 순수함과 노련한 테크닉이 더해져야 더욱 아름답게 연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하마마츠 콩쿨에서 조성진이 연주한 모짜르트가 특히나 아름답게 들린 이유가 ‘too easy for children’이라서 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Andras Schiff의 말과는 상관없이 필자는 ‘adult’ 조성진이 연주하는 모짜르트가 듣고 싶다.

조성진이 2014년에 연주한 차이코프스키 협주곡은 2011년에 연주한 것 보다 더욱 성숙하고 깊이 있었듯, 22살에 연주한 쇼팽보다 시간이 지나 30대가 되어 다시 연주할 쇼팽이 더욱 쇼팽답게, 하지만 더 조성진만의 색깔이 묻어나 아름답게 표현될 수 있을 것 같다. 조성진은 지금의 우승보다 더 중요한 앞으로의 피아니스트로서 삶을 위해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열정적인 20대를 지나 30대, 혹은 더 시간이 지난 후에 같은 곡으로 돌아온다면,
“I bet his playing will definitely be much more astonishingly admiring and deeply dramatic technically and also, musically.”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쇼팽 스페셜리스트?

그를 몰랐던 많은 대중들이 이번 쇼팽 콩쿨 우승을 통해 조성진이라는 피아니스트를 알게 되었지만, 이미 그는 전부터 청소년 쇼팽 콩쿨에서 우승한 경력과 폴로네이즈상, 최연소상, 오케스트라 연주상 등을 수상했다. 그 후로도 차이코프스키 콩쿨과 루빈스타인(미국의 피아니스트 영웅) 콩쿨에서 3위를 한 경력도 갖고 있다. 낭만파 작곡가, ‘피아노의 시인’ 쇼팽의 음악으로 ‘Chopin Specialist’로 불려지기 전까지, 조성진은 ‘예술’이라는 텃세가 심한 곳에서, 특히나 클래식이 대중적이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피아니스트의 길을 차분히 걸어왔다.

‘아직은 러시아 낭만파같은 혈기왕성하고 뜨거운 음악이 더 좋다… 베토벤은 시간을 두고 연구하고 싶다’는 20대 피아니스트 조성진에게 ‘쇼팽 스페셜리스트’란 타이틀 그의 가능성을 가둬두는 족쇄가 아닌가 생각한다. 적어도 지금 갓 스물이 넘은 조성진에게는 열정적이고 저돌적으로, 듣는 사람이나 들려주는 본인 모두 피가 뜨거워지는 곡을 더 많이 연주하는, 자신만의 색깔과 다양한 레퍼토리를 갖고 있는 피아니스트의 길을 가기를 바란다.

“80년이라는 시간동안 연주자로 활동한 20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 중 한명인 Arthur Rubinstein에 비하면, 우리는 아직 조성진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날이 아주 많이 남아 있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기억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아래의 ’17th Chopin Piano Competition – Final Round :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은 꼭 한 번 들어보길 바란다.

 

Posted by 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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